따시딸레!박상면 2022. 3. 17. 07:14

봄날의 기억




날씨 풀리니 두 보살,
명부석 계단에 나란히 앉아
실패처럼 돌아가는 세월
한 어귀 다듬고 있는 봄날,

산수유는 노란 무늬
곱게 풀어내며
흐뭇하게 피어나는데,

이끼낀 천년의 부도(浮屠)가
산의 적막에 물드는 동안
법당 쓸다 빗자루 기대어 졸고 있는 동자승,

염화시중 (拈華示衆)
부처의 이름으로
자비로운 빛이 천년의 세월을 열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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