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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사월
따시딸레!박상면
2016. 4. 5. 09:11
배부른 사월
매봉산 초입 오르막길에
갓 핀 한 무리 조팝나무꽃
앙증한 웃음소리 눈이 부시다
너무 귀엽고 예뻐 넋놓고 보다
어느새 손이 가서 쓰다듬는다
아직 여리고 비린 잇바디 세듯
조심조심 어루만지자, 덥석
하얀 젖니가 손가락을 깨문다
이 얼얼하고 황홀한 촉감!
- 임영조, 시 '조팝나무꽃' 중에서 -
벚꽃에 눈이 멀어 젖혔던 고개를 제자리로 돌릴 때
조촐하게, 앙증맞게 핀 조팝꽃을 만납니다.
눈보다 손이 먼저 가 만져보면
의외로 보드라워서 놀랍니다.
작은 꽃들이 모여 이루는 흰빛이 고와서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코와 눈이 즐거운 봄, 배부른 사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