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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상상

따시딸레!박상면 2016. 6. 9. 13:05

엉뚱한 상상


9시쯤 마감에 들어갑니다.
알바생은 9시 30분경 퇴근하고 저는 마무리 좀 하고 퇴근합니다.

어제는 9시 30분 쯤 포장손님(나지막한 음성의 남성)의 전화가 있었어요.
몇 시에 마감 하냐고 묻기에 10시라고 하니 10시쯤에 온다네요.
별생각 없이 음식 만들어 대기 하고 있는데,
앞집 불 다 꺼지고 골목이 어두워지고 다니는 사람도 적어지는데
기척이 없었습니다.

불길한 생각이 갑자기 들지 뭐예요.
세상이 어수선해서.
나 혼자 있는데. 나 혼자 있는 걸 알고?
마감시간 체크는 왜 하지?
들어와서 출입문 잠그면?
도망가는 길은?
음식 담아온다고 주방으로 내가 들어올 때 따라온다면?
전화해서 안 된다고 할까?
아님 주변에 아는 사람이라도 불러야하나?
별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예요.

그때, 가게 앞에 차가 한대 서더니
할머니 한 분이 문을 들어오시는 거예요.

"울 아들이 이 집이 맛있다고 이 밤에 같이 왔어"

- 박혜경 님, '엉뚱한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