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시딸레!박상면 2017. 4. 20. 09:00

어느 봄날


햇볕이 가지에서 구르기 시작하니
싹트는 글이 따뜻하게 돋아나고
싹이 트는 말이 굴러 나온다

그 글을 타고
그 말을 나누는
생각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말이 부족해 피곤한 사람들에게
글이 떨어져 어두운 사람들에게
말벗이 되어야겠다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바람에 섞여 있는
꽃잎들이 반짝거리고
꿀벌들이 웅웅거리기 시작한다

그 속에 새로 싹트는 말이 되어
바람과 함께
봄꽃 같은 글이 되어야겠다


- 송성헌 님, '어느 봄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