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이 되라
먼 옛날 어부(漁父)는 실의에 잠긴 굴원(屈原)에게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빨면서 세상에 나아갈 준비를 하고,
탁하면 발이나 씻으면서 때를 기다리라고 충고했다.
맹자는 또 '백이(伯夷)야말로 다스려진 세상에는 나아가고
어지러운 세상에는 물러났으니 성인으로 청백한 사람이다'고 칭송했다.
하지만 소금은 이와는 거꾸로 몸담고 있는 세상이 평화롭고 맑으면
그 안에 숨어 유유자적하고, 요동치면서 들끓으면 모습을 드러낸다.
어느 쪽을 따라야 하는 것일까?
어떻게 처신하는 게 최선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굴원과 백이의 사례에는 물론, 로마의 지배를 받던
암울하고 어지러운 때에 홀연히 나타나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한 성인의 외침에도 삶의 지혜가 담겨 있으므로.
- 정희승, 수필 '소금' 중에서 -
물에 녹아있을 때는 보이지 않지만,
물이 증발되면 결정체로 남는 것이 소금입니다.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성인의 말씀처럼,
신산한 세상살이에 눈물이 말라도
소금이 되는 삶을 동경하며, 그렇게 살고자 애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