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도
다리미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준다. 앞판을 다리며 기운차게 세상의 바다로 나가 고래와 함께 춤을 추라고 염원한다. 등판을 다리며 파도를 즐기면서 열정과 패기를 사르라 응원한다. 와이셔츠의 생명이자 꽃이랄 수 있는 소매 끝과 깃을 다릴 때면 내 마음은 더 간절해진다. 소매 주름을 빳빳이 세우며 뜻을 품고 나아가되 새우나 정어리 같은 작은 것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라는 주문을 한다. 그러고 보면 내게 와이셔츠를 다리는 일은 어쩌면 기도인지도 모르겠다. - 전민, 수필 '어떤 기도' 중에서 사회 초년생 아들의 셔츠를 다리며 자식의 하루를 염려하고 기원을 담는 마음이 기도일 겁니다. 다려입고 나간 반듯한 셔츠처럼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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