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牡丹) 이불집
침침한 눈 크게 뜨고
무딘 손으로 실타래 풀어
헤진 가슴 바느질하던 평양댁
대물림했지만 여전히 엉킨 매듭
돋보기 쓰고서도 옥죄고 있다
소문난 솜씨에 단골 붐벼
북녘 향한 소원 부풀었는데
중앙시장 혼수 거리 썰물 되고
배다리 지나는 인천행 막차는
한 많은 대동강 노래한다
함석문 닫고 전등불 끄니
고단한 인생길 아랫목 파고든다.
- 정채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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