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함박눈 내려
하나의 색으로 세상이 수런거리자
밤을 낮 삼아
색깔을 구하려 동분서주하는
봄, 남녘에서 북상하는
저 빚쟁이 같은 봄을
내 안에 들이면
우울의 살갗에 잠든 나비 떼
겹겹이 외출을 시도할까
아지랑이 같은 생(生)을 채집할 수 있을까
함박눈 소담한 물의 소리에
두 귀를 담가
볍씨 같은 울음 틔울 수 있을까
밖에서 나를 찾아
나, 여태
살아 있는 빛깔을 보지 못하였네
- 김정수, 시 '입춘'
바람은 좀 있지만 햇살은 봄입니다.
햇살 아래 서성이는 마음이 벌써 먼 곳으로 외출을 합니다.
살아있는 빛깔을 만나고 싶은 이른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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