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여우 나는 산골

따시딸레!박상면 2021. 11. 22. 08:19

여우 나는 산골




수수깡 병정 호위받으며
붉은 고추 하얀 박꽃으로
수놓은 쪽머리 초가

저녁노을 따라 사위는
여름날 군불 연기에
시나브로 젖어 드는 어둠

사립문 두드리던
소슬바람에 떨고 있는
우물에 빠진 초승달 하나

텅 빈 마당엔
화들짝 놀란 낙엽이 구르고
호롱불 흔들리는
여인네 한숨이라니….


- 정채균 님

'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가 경매되다  (0) 2021.11.30
그것을 행운이라 부른다  (0) 2021.11.22
겨울 개나리  (0) 2021.11.22
다투는 꽃  (0) 2021.11.22
어떻게 늙어야 할까  (0)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