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골목길을 걷다가 토담 아래서
비를 맞고 선 상사화를 만났습니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상사화(相思花)란 이름을 지닌 이 꽃을 보며
그리워 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세상의 수많은 어긋난 인연을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집니다.
어떤 사람은 날마다 만나기도 하고
어떤 인연은 한 번의 만남으로 끝이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인연이 끝난다 해도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함께 있을 때
서로를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비록 다시 만날 수 없을지라도
그 사람이 당신을 떠올릴 때면
그 사람의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번질 것입니다.
글.사진 -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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