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과 범작을 구분 짓는 그 무엇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1907년에서 1908년에 걸쳐 완성한 ‘키스’라는 제목의 그림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그림 속 연인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림 속에 내가 있는 듯 황홀함이 전해집니다.
남자는 한 손으로 여인의 뒷목을 받치고
다른 한 손은 살며시 목을 감싸고 있습니다.
무릎을 모은 맨발의 여인은 한쪽 팔을 남자의 목에 두르고
한 손은 남자의 손에 포개고 있습니다.
남자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여인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이 신비스러우면서도 천하지 않은 것은
배경을 황금빛으로 했기 때문일 겁니다.
빨강이나 파랑 등의 색깔로 했을 경우
이런 느낌은 전혀 와 닿지 않았을 겁니다.
정열적이지만 포근하고, 끈적거리지도 않으면서도 따사로운 분위기.
상상이 몰고 오는 느낌은 웬만한 실화나 사진보다 아름답습니다.
글도 이와 같겠지요.
명작과 범작을 구분 짓는 그 무엇. 그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독자의 눈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일 테지요.
- 최선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