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굴뚝에서 붉게 타고 싶었던 불길이다
눈물로는 죽지 않는 하얀 바람
고봉 웃음꽃이다
쏜다, 한 끼에 목말라 애타게 곯아 있다면 오늘은 너에게 만개한 밥풀꽃이 되겠다
붉은 입술들 한 냄비에 다져 넣고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단, 한 방에 죽여주는 것
아무 때나 언제나 총은 내가 쏠게
내 옆구리에 무기가 있든 없든 너를 공손하게 받들어 총,
배포 굵은 내가
빵,
- 양현주, 시 '밥 한번 먹자'
밥 한번 먹자,
약속은 하지만 막연합니다.
어느 날 몇 시에 어디에서 만나자고 해야 정확한 약속.
그러나 밥 한번 먹자는 말,
내가 쏜다는 말은 얼마나 따뜻한 말인가요.
오순도순 정담을 떠먹을 걸 생각만 해도
절로 군침이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