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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이웃

따시딸레!박상면 2024. 11. 12. 11:57

서로이웃



이따금 옆집에서 강아지가 짖었어요

얼굴 없는 그림자가 문밖에 서 있나요

복도를 함께 쓰면서 바람을 공유했죠

벨을 힘껏 눌러도 반응이 없더군요

일면식 한 번도 없는 달력이 넘어가요

어디선가 흘러나온 아나운서 일기예보

내일의 날씨는 구름 가끔, 흐리다네요

여전히 모르는 얼굴이 이웃 추가돼 있네요

- 이송희, 시 ‘서로이웃’


엘리베이터에서, 분리수거장에서
흘깃, 혹은 웃음으로 마주치는 우리는 이웃입니다.
인사를 해도 그만, 못 본 체 지나쳐도 그만,
목례로 가볍게 스쳐도 그만인 우리는 이웃입니다.
서로의 실체를 모르면서도 추가한 ‘서로이웃’, 클릭으로 해제하는
‘서로이웃’과는 다른 그런 이웃.
너무 속속들이 알아도 부담스러워서, 적당히 거리를 둔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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