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손에 쥐면서
편안히 길들여지고
정들어 버린 것.
십 년, 이십 년 같이 살아도
싫증나지 않고
고장 나는 일도 없는
튼튼한 것.
내 입안으로 들어갈 때보다
남의 입안으로 들이밀 때
한순간 더욱
반짝 빛나는 것.
그것과 헤어지는 날
나의 삶도 종착역에 이르는 것.
- 정연복 님, '숟가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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