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謝過
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럴싸해 보이는 사과인데
왜 이리 맛없는 사과일까요.
'사과 맞아?'
겉은 사과인데
속은 내가 생각하는 사과가 아닙니다.
사과와 사과(謝過).
하와와 뉴턴과 스피노자와 빌헬름 텔과
백설 공주의 사과도.
눈만 뜨면 바라보는 그 네모난 사과도 아닌
謝過를 받고 보면
그것이 너무나 형식적이어서
불편한 사과일 때가 있습니다.
마치 맛없는 사과를 받은 듯 말이지요.
누군가에게 사과를 건네시려면
마음에 쏙 드는 사과,
정말 맛있는 사과를 전해보세요.
진정한 사과가 최고랍니다.
요즘 겉만 요란한 사과가 너무 많습니다.
- 최선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