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어디가고 곁가지만
한 줄기 강한 바람이 불어 지났다.
남쪽 산맥에 걸린 찐빵처럼 생긴 하얀 구름 네 덩이가
계절의 바람에 떠밀려 천천히 서로 교차하고,
그것은 갈고리 모양의 구름 세 덩이가 되어
바위산과 평지와 사람들의 얼굴에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상공을 지나고,
이윽고 그것은 멀리서 큰 연잎 모양의
황금색 구름 두 덩이가 되어
북쪽 민둥산 산맥 뒤로 모습을 지워가고 있었다.
- 후지와라 신야, '티베트 방랑' 중에서 -
같은 구름이어도
바람이 부는 상황이나 햇빛 등에 따라
찐빵으로, 갈고리로, 큰 연잎 모양으로 보이듯
우리 앞에 놓인 사물이나 사건도
생각에 따라 차이를 드러냅니다.
그것은 각자의 개성이기도 하고
인식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달리 본다고 한들 본질이야 어디로 가겠습니까.
본질을 망각한 채 우리는
곁가지에만 매달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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