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봐도 좋고, 둘이 보면 더 좋은
꽃이 문을 활짝 열어젖혔습니다.
풀무질로 소문을 지피지 않아도 용케 찾아온 벌들이
노란 옷 한 벌 걸쳐 입듯
온몸에 꽃가루를 묻혀 나갑니다.
그새 한 생을 잠근 채 바닥에 드러누운 꽃들.
이 고요한 풍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울컥, 무언가가 올라옵니다.
너무 환하고 고와서
그리운 것들들 죄다 불러 모으는 봄.
마음이 따뜻한 사람처럼
세상이 따스해서
삐죽삐죽 솟아나는 것들을 향해
자꾸만 마음이 손을 뻗는 날들입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또 느린 걸음이 될까요.
바삐 하루를 사는 중에도
잠시 숨을 돌려 풍경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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