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푸른 잎에 눈물 고이면
감당할 무게만큼 일렁이다가
말없이 연못에 비워 버리고
쏟아지는 달빛 가슴에 안아
보오얀 꽃대를 들어 올리네
낮고 축축한 진흙탕 속에서
피워낸 꽃향기 바람에 실어
멀리 보낼수록 향기로워라
허공에 맑은 향 가득 채우고
날 적부터 품은 고뇌 사라져
백사리 홍사리 남기고 가네
- 김혜천, 시 '연蓮'
지금, 연꽃은 피지 않았지만
자정으로 피워낼 연과 연밭.
그들처럼 스스로 비우고 채워
딱 그만큼, 알맞은 나를 만들어갈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