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정원이 푸르다
물상에 드리운 달그림자
뽀글뽀글 물방울이 밀어 올리는 속삭임
공중에 궁륭을 이루다 다시 중심에 돌아와 앉는다
존재를 드러내는 모든 형체는 산알이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둥근 윤곽
천 길 그늘 아래서 들리는 무한 천공의 소리
그늘은 수태의 모궁이다
수면 아래 알들의 수런거림
둥근 사리 한 방울 수련 잎에 올라앉는다
무엇이 되기도 전 사라져간 것들이 눈뜨는 시간
어깨 위에 드리운 달의 노래에 부푸는 수련 봉오리
그늘 벗어나
활짝 웃는 네 얼굴에 입 맞추는 한낮
- 김혜천, 시 '그늘의 미학'
포용해주고 배려해주는 그늘이 있어서 여름을 즐겁게 건너갑니다.
누군가의 그늘이고픈 오늘,
많이 베풀고 안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