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깊숙이 스며들다.'
메꽃의 꽃말이라네요.
어느 드라마에서 본 꽃과 꽃말을 추억하며 먼 시절,
아버지를 만나러 가던 길의 메꽃을 떠올렸습니다.
유난히 더운 그 고갯길에서, 나 혼자인 것 같아 소리 내어 울고 난 뒤
아버지를 만난 그 여운이 오래도록 따라옵니다.
어느 공원에서 본 메꽃은 폭염의 기둥을 친친 감고 있었습니다.
근처 아파트단지 애드벌룬이 띄운 '분양'을 외치는 메가폰 같은 꽃.
한쪽으로 몸을 트는 버릇 때문인지 꽃의 뺨 한쪽이 발그스름 익었습니다.
소소한 꽃, 연분홍의 꽃말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여름입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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