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무슨 소리를 내며 호들갑이더냐
꽃은 피면서 피었다고 말을 숨기더냐
서럽게 진다고 눈물 소리 들어본 일 있었더냐
산들거리는 가을이
단풍 진 언덕을 넘으면서
숨 가쁘다고 노여워하더냐
오늘,
소중하게 열린 들녘에 가서
정성 어린 손으로 만져 주기를 원하는
구절초 한 무리 봉봉한 가슴 만지려다가
토라진 입술에 손을 물리고 말았네.
늦은 감은 있었으나
그때,
산맥 같은 가슴에 사랑의 순리로 그리움을 심고 오니
수줍은 마음이 콩콩거린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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