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곁에서
진분홍 유월의 장미가
이웃집 담장을 기웃거린다
고향에 두고 온 그리움이거나
이별 뒤에 찾아온 사람 냄새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타락한 향수 냄새로 달려드는 유월의 장미,
뾰쪽한 가시 들고 섬세하게 가슴을 후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별을 잊은 지 오래여서
가시에 찔려서라도
절실한 사랑 얘기가 듣고 싶은 장미 곁에서,
유월이 뭉클하게 더운 시간을 보채는데
오늘은 그 알싸한 향기가 소중한 것이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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