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금요일엔 빨강장미를

따시딸레!박상면 2014. 7. 25. 07:02

금요일엔 빨강장미를


밤이면 찾아오는 소형 꽃트럭이 있습니다.
밤에 열어놓는 꽃집도 없고
가격도 조금은 저렴하고
조명아래 유난히 더 예뻐 보이는 꽃.

구경을 하다보면
의외로 아가씨들이 한 다발씩 사갑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딸이 건네주는 꽃을 들고 좋아할
어느 어머니를 떠올려봅니다.
남자가 산다면 애인이나 아내에게,
혹은 어머니에게 주는 꽃일 테지만,
아가씨의 꽃은 분명 어머니 아니면 친구일 겁니다.
그래서 그 아가씨가 기특해 보이지요.

무덥고 습도도 높은 날,
귀찮아서 꽃을 사고 싶다는 마음은 줄어들지만
선물하는 꽃은
소외된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겁니다.
또한 눅눅한 기분을 말끔히 말려줄 겁니다.

때로 내가 주인공이고 싶은 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빨강장미도 좋겠지요.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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