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장맛비에 약속도 미루고
툇마루에 걸터앉아 하릴없이 빗줄기를 세다가
문득 건너다 본 닭장 모퉁이에
파란 달개비 꽃이 피었습니다.
'꽃 피는 대나무'라 하여
중국의 시성 두보가 곁에 두고 아끼던 꽃
꽃 피는 시간이 하도 짧아서
'꽃 중의 하루살이'로 불리는
눈여겨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닭의 장풀 꽃!
너무 흔해서 쉽게 지나쳐버린
눈여겨 보지 않으면 피고 지는 줄도 모르는
달개비 꽃 앞에 앉아 생각합니다.
언제나
넘치고 흘러서 귀한 줄도 모르는
당신의 사랑에 대하여.
끊임없이 지고 피며 환하게 나를 밝히는
당신의 어여쁨에 대하여.
글.사진 -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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