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세요
초등학교와는 마음의 거리가 꽤 멀어진 이즈음
우연히 등교시간을 지켜보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마침 약속한 시간까지는 이십분 정도 남아있어서
적적한 시간을 메우기에 딱 맞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교들이 이런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도심에 위치한 그 학교는
승용차로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교장선생님으로 짐작되는 여선생님과 남자선생님이
한조가 되어 일일이 아이들을 맞아주는데
남선생님은 주차가 어려운 차문을 열어 손을 잡아주고
여선생님은 아이에게 다가가 안아주었습니다.
다정한 말이 오가는 듯 서로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매일 벌어지는 일이듯 익숙한 표정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울면서 들어오자
선생님은 달려가 안아주며 다독였습니다.
아, 저런 게 사랑이구나.
정말 중요한 인성교육이구나, 싶었습니다.
교문에 들어서면 뭔가 규칙을 어긴 게 있는지 살피는
선생님의 눈빛이 아닌,
안아주고 살피고 눈을 마주치는 그 사이에
폭력이 끼어들 여지는 없어보였습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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