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더불어 사는 계절

따시딸레!박상면 2014. 9. 12. 07:27

더불어 사는 계절


공원에서 도토리를 발견했습니다.
두어 개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았습니다.
아직은 익지 않아 나무에 조롱조롱 매달려있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손길이 다녀갈까,
아찔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을은 풍요롭지만, 자연을 의지 삼은 동물에게는
꽤나 조심스러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부주의나 욕심 때문에
숲에 의존해 사는 동물들이 위기를 겪곤 합니다.

얼마 전, 늘 걷던 산책길이 허전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월의 그 길은 찔레꽃 향기가 그득했습니다.
지금쯤 열매가 발그스름해질 때인데
누군가 덤불을 반 이상 베어버렸습니다.
새들의 양식을 가차없이 줄여버린 겁니다.
일손이 편하자고 한 행동이
알게 모르게 동물을 위협합니다.
시야를 가린다고 가로수를 몸통만 남겨놓은 듯
건조한 산책길.
당장의 편함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환경을 훼손하기도 합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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