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영웅들
내 배후인 철가방은 안팎이 똑같은 은색이야
나는 삼류도 못 되는 정치판 같은 트릭은 쓰지 않아
겉과 속이 같은 단무지와 양파와 춘장을
철가방에 넣고 나는 달려
불에 오그라든 자국이 그대로 보이는
플라스틱 그릇에 담은 짜장면을
랩으로 밀봉하고 달려
검은 짜장이 덮고 있는 흰 면발이
불어 터지지 않을 시간 안에 달려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짜장면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생의 중력이야
- 이원, 시 '영웅' 중에서 -
트릭도 없고
겉과 속이 다르지도 않는 보통의 삶들입니다.
그 보통이 때로 초라해 보일 때도 있지만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삶의 중력,
건전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내 기준으로 진실 되게 살아가는 것.
그 중심잡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고자 애쓰는 우리네 삶입니다.
그런 영웅이 많아야 하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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