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한 올에 그리움도 한 올
밤잠을 설치며 뜨개질을 하는 동안
등잔 불빛 사이로 엄마의 얼굴이 자꾸만 얼비쳤다.
그럴 때마다 엄마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더 바삐 손을 움직였다.
아니,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한 코 한 코 넣어서
뜨개질을 했다.
(중략)
그렇게 그해 겨울이 지났을 때,
엄마는 소리 없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토록 그리워했건만, 나는 엄마를 보는 순간
몸을 돌려 피했다.
너무 늦게 온데 대한 야속한 마음에서였을까?
순간 나를 안으려고 벌린 엄마의 두 팔이 힘없이 떨어졌다.
그런 엄마는 이제 나이 들어 홀로 쓸쓸히 사신다.
나의 기다림의 대상이었던 어머니는 이제 나를 기다리신다.
- 강태홍, 수필 '뜨개질 한 올에 그리움도 한 올' -
그리움을 한 올 한 올 엮은 그 뜨개질처럼
이제 누군가를 위한 사랑을 엮어 뜨는 12월입니다.
그 사랑 속에 녹지 않을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한 달 남은 올해도 코하나 빠지는 일 없이
정성껏 짜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