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에서
산을 만나고 싶어 벼르다가 막상 산에 가면
산은 보이지 않고
우우 울어대는 칼바람 속에 땅의 심지를 꽉 움켜쥔
흰 눈만 보입니다.
바람이 쌩, 꽂히는 그곳.
눈을 밟고 가만히 서있으면
내가 딛고 있는 곳이 세상 같습니다.
참아라, 참아라,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겨울산은, 한 그루 나무처럼
당차게 세상을 견뎌내라고 말합니다.
첫 문을 열었습니다.
매일매일 열고 닫는 문에 특별히 '첫'이라는
의미를 붙이는 것은
작심삼일을 반복하면서도 늘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지나간 것 중에서 좋았던 기억을 꺼내
더 좋은 것을 쌓고자하는 마음,
거즈를 덮듯
지나간 환부를 지워버리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처음은 새로움이며 설렘입니다.
순백의 일상에
소중한 것들을 쌓아가는 한 해이길 기원합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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