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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따시딸레!박상면 2014. 12. 30. 17:46

단추



교복단추가 떨어졌다.
실과 바늘을 챙긴 어머니, 급한 대로 등굣길의 나를 세워놓고
서둘러 단추를 달았다.
혹여 바늘이 목에 상처를 낼까 고개를 젖혔지만,
어머니는 능숙하게 매듭을 짓고 입으로 실을 끊었다.
그때, 훅 풍겨오던 엄마냄새는 어느 향수보다도 좋았다.
어디로든 뛰쳐나가고만 싶었던 사춘기처럼,
단추는 내 몸을 빌려 제 가고 싶었던 곳으로 떠나고 싶었을까.
그러나 나는 어머니 반경 안에 있어 늘 그 곳에 달려 있어야만했다.
어머니가 달아주신 그 단추처럼.

마냥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어머니는 두해 전 영영 떠나셨다.
어머니가 남긴 실마리는 애틋해서,
허전한 자리를 그리움이듯 매만지곤 한다.

"너무 조이지도 말고, 너무 느슨하지도 마라"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나는 내 아이들에게 어떤 단추일까.

- 최장순, 수필 '단추' 중에서 -


언제 떨어졌는지도 모르게 떨어져나간 단추.
단추가 매달렸던 자리엔 실마리만 남아 허전합니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야하는 듯 잊고 지내다가
잃어버린 뒤에야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부모가 나를 여며준 단추였듯, 나도 자식들을 위한 단추.
그러고 보니, 나를 여며준 수많은 단추들을 여태 잊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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