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비행
요즈음, 강변을 걷다보면 철새의 이동을 종종 봅니다.
한 무리가 지나가면 다른 무리가 뒤이어 옵니다.
입동을 전후한 이즘이
가장 많은 철새의 이동이 있다고 하네요.
그 광경을 올려다보면
감격에 눈물 한 방울 똑 떨어지기도 합니다.
아래서 올려다보는 풍경은 그저 고요한 장관이지만
저곳은 얼마나 긴박한 소리와 분주한 몸짓이 있을까,
들리지 않는 소리에 귀가울이다보면
나는 얼마나 눈물겹게, 치열하게
한 생을 건너왔나 싶습니다.
앞서서 이끌어 가는 새가 있고 그 뒤를 따라가는 비행들.
V형이나 일렬로 가다가도, 혹 열이 흐트러지면 몇 바퀴를 회전하여
자리를 조정합니다.
어느 순간, 힘에 부친 선두자리를 바꾸기도 합니다.
앞자리의 역할과
따라가는 무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압니다.
거룩한 장면입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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