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을 짓다
다리 아래를 따라 걸으면,
비가 오는지 멈췄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워낙 가는 줄기의 비여서
무심히 걸어가지요.
그러다가 가까이 보이는 호수를 바라다보면,
마치 소금쟁이가 지나가듯
작은 파문이 살며시 비치곤 합니다.
비가 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내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뱉은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저렇듯 마음에 파문을 짓게 만들었고,
그는 홀로 삭였겠지요.
내가 누군가에게서 받은 말들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받았듯이.
그러나 그들도, 나도,
전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겁니다.
자연을 보며 잠시 깨우치는 일상입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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