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과 모퉁이
사물들을 가만 살펴보면 구석과 모서리가 있다.
어디 사물뿐이겠는가.
어둡지만 아늑하게 숨은 공간이 있다면,
밝게 열려있는 공간도 있다.
어떤 대상이든 한쪽 면만으로 다 알 수 없다.
양면을 다 알아야 진면목이 보인다.
안과 밖을 모두 알아야 비로소 오해와 편견은 멀어지고
이해와 배려는 가까워지는 것이다.
어느덧 구석을 볼 줄 아는 나이.
허물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배려하는 포용 속에서
나는 구석을 벗어나거나 모퉁이를 돌아나간다.
- 최장순, 수필 '구석과 모퉁이' 중에서
구석을 볼 줄 아는 이가 존경받습니다.
구석진 곳엔 우리가 못 보는 아픔이 있으니까요.
언뜻 스쳐 돌아가는 모퉁이도 돌아볼 줄 아는 눈이 있다면
그는 지혜로운 이일 겁니다.
구석과 모퉁이.
곳곳에 있는 두 공간은, 어떻게 내보이고
돌아나가는가에 따라 하루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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