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어제까지도 아픈 몸과 마음이었다.
지난 겨울은 얼마나 혹독하게 추웠던가.
세상을 바꿀듯이 얼어 있었던 것들이
봄이 오고 있다는 소식에 닫힌 문이 열린다.
겨우내 아픈 몸과 영혼을 추스리며
그리워 하고 기다린 것은 사랑이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신다.
마주하고 앉았을 사람이 먼 곳에 있다.
나 처럼 무얼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내 몸과 마음이 아팟던만큼
그대 또한 어떤 아픔을 치료하느라
우리는 소식이 없었는가.
세상이란
살아보고 나니 별 것이 아닌데도
왜 그토록 아둥바둥 이 눈치 저 눈치를 봐가며
좁은 골목길 같은 삶을 찾아 다녔더란 말인가.
드러내 놓고 살아도 괜찮을 삶이언만
어딘가 귀찮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저 그런 내색까지 싫었던 사람 관계가
이제 보니 거지주머니처럼 딱할 뿐인데도
봄이 오고 있다. 아프지 말아야지.
- 이재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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