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따스하고 여릿여릿한 손가락들과 투박한 내 손가락의 접지. 뭉클하다. 아니 짜릿하다.
내 안에 축적된 시간의 입자들이 미세한 전하電荷로 활성화되어 아이의 몸속으로 흘러드는
느낌이다. 알 것 같다. 시간을 왜 흐른다고 하는지, 시간이 흘러 어디로 가는지.
- 최민자, 수필 '저물녘의 독서' 중에서
스마트폰에 올린 프로필 사진들을 살펴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렇게도 이쁠까, 자신은 어디가고 손주들 사진만 올려놨을까.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그러나 알 것도 같습니다.
생의 저물녘에 만난 자식의 자식들.
그들의 해맑은 웃음과 여릿한 손과 천진한 행동은 한 권의 책.
생동감 넘치는 독서가 이보다 있을까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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