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떠 있는 무지개다리
업어서 건네주던 오랜 세월 저 건너,
손 흔들며 돌아서던
너의 흰 셔츠에 흙물로 그린 그림
동네 어귀 고목나무 아래 눈감고 앉아
노을로 너의 뺨을 덧칠하네
후드득 소낙비가 쏟아지면
우산 없이 뛰어가는
내 발자국 앞에서
언제나 다리가 되어주던
하얀 등짝의 너,
어디로 갔니
- 이혜민, 시 '징검다리'
내가 네게로 가는,
네가 내게로 건너오는,
앞서고 뒤따라 함께 하는 다리.
정겹고 뭉클한 그 징검다리로
아득한 추억을 업은 소년이 건너갑니다.
누군가의 발이 젖지 않게 해준, 징검다리 닮은
그 소년은 지금 없지만
애틋함으로 함께 혹은 홀로 건너가는 일상의 징검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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