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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새 (Any Bird)

따시딸레!박상면 2020. 10. 23. 10:18

한 마리 새 (Any Bird)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종류의 새들이 날아온다
우리는 새들과 같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이동하여
둥지를 틀고 사랑하며 머무르고
그리고 때가 되면
빈 둥지만 남기고
떠나는 것 같다

이른 봄 날이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내 품안으로 날아오는 새를
매정하게 거부할 것이 아닌 것 같다

그 한 마리 새가
내 품으로 날아오기까지
십년, 이 십년, 삼 십년
아니 사 십년, 오 십년
그 먼 세월을 얼마나 많은 고통의
날개 짓으로
죽음 직전까지 날아왔겠는가

인연을 함부로 맺지 마라 하였으나
이 말은 나의 욕심이 들어 있고
그 한 마리 새가
언젠가 내 품을 떠난다는 생각을 하면
그 한 마리 새를
내 가슴에 따뜻하게 품어 주어도
좋을 것 같다


- 백원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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