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꼽재기창
밖을 향해 눈곱만한 창을 두었다
큰 문 열지 않고도 내다볼 수 있도록
안에서 열고 보는 꽃봉오리
내 얼굴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눈꼽재기창은 작지만 은밀하진 않다
눈높이를 맞추고
가까이 다가가서 보는
궁금한 눈으로 보는 잔잔함이다
내부의 경계에서 들여다보는 외부
물꼬를 트는 첫 속삭임이다
너와 나, 우리의 수평에 눈꼽재기창 살포시 놓는다
- 배윤주, 시 ‘눈꼽재기창’
내부의 경계에서 들여다보는 외부.
눈높이를 맞추는,
물꼬를 트는 첫 속삭임 같은 마음 하나 내어볼까요.
이 건조한 세상에서 소통하는 공간, 작은 창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