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말
귀가 모자라는 동네에선 말도 소리가 된다
말을 닫아걸며
뒤뚱거리는 소리를 자른다
잘려나간 소리는 바람처럼 골목을 떠돌고
없는 꼬리에 꼬리가 길어지고
길어진 꼬리에 날개가 달린다
내버린 소리가 왜 자꾸 자라는 걸까
- 유진, 시 '다친 말' 중에서 -
말이 아니라 그냥 소리입니다.
그저 소음일 뿐입니다.
말이 말이 아닐 때 그렇지요.
귀는 닫고 입만 여니, 말의 기능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말다운 말, 귀한 말은
입은 적게 열고 귀는 열 때 가능한 것이겠지요.
'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하루 (0) | 2015.02.24 |
---|---|
괜찮습니다 (0) | 2015.02.24 |
안개 낀 은행나무길 (0) | 2015.02.12 |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0) | 2015.02.09 |
노력에 대한 배신은 없다 (0) | 2015.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