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신체 중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습니다.
그 중 손이 하는 일에 따라 자신의 위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조심해서 써야함을 느낍니다.
어느 시처럼,
뚜껑 닫힌 밥공기 위에 올려놓은 두 손은
공손한 손입니다.
악수한 손은 반가운 손,
아픈 이를 잡아주는 손은 따스한 손,
옳지 못한 일에 쓰는 손은 검은 손입니다.
주먹을 쥔 손은
때로 분노한 손, 혹은 폭력을 부르는 손이기도 합니다.
검지를 펴면
어디를 가리키는 손이 되거나 남을 손가락질하는 손이 됩니다.
며칠 전의 산책길,
꽃을 가린 덤불을 치워주던 아주머니의 손은
고마운 손이었습니다.
요즘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비리들을 보며
손은 곧 마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최선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