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꽃
신록의 봄숲에
산딸기 작은 꽃이 피었습니다
짙어오는 초록 그늘에 가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초록 숲에 몰래 숨어 핀
산딸기 꽃
생각만 해도
입안에 절로 단물 고여오는
한여름 햇살 아래 빨갛게 익어가던
산딸기의 기억은 눈에 선한데
정작 그 꽃은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산딸기 그 달콤한 맛에 취해
함부로 지나쳤던 산딸기 꽃이
배시시 웃으며 내게 속삭입니다
모든 열매에겐 꽃의 시간이 있다고
꽃의 시간 없이는탐스런 열매도 없다고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