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을 써라
편견으로 사람을 대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색안경을 쓰고 보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가끔,
색안경으로 인하여 대상이 달리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워서 실제도 그럴까,
안경을 벗고 보면
의외로 실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만의 색안경.
그것은 편견이 아니라
대상을 좀 더 미화시키고 싶은 욕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평온하고 그윽해보였던 것들이
가까이 갈수록 초라해 보일 때가 있으니까요.
지금 곁에 있는 이들이 좀 밉거나 약간 싫증이 난다면
좀 더 아량으로 대할 수 있는
나만의 색안경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가까이,
너무 세밀히 상대를 들여다보고 판단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 최선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