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 최문자, 시 '어머니' 중에서 -
슬하를 이미 떠나간 늙은 아이.
과거 어느 시간쯤에서
나를 온전히 기다려주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가고
칭얼거리며 따라오는 막내처럼
여기저기 아프다는 소리로 근심을 끄는 애인.
기억의 어느 부분을 하얗게 지우고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조용히 그려보는 어느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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