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종류
슬픔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을 증명하는 눈물로 알 수 있지요.
울음으로 토해내는 슬픔이 있는가 하면
울음을 삼키는 슬픔도 있습니다.
때로는, 숨죽인 울음이
소리를 내는 울음보다 슬픔의 정도가 더 커보입니다.
느닷없는 비보에 울컥 울음이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미처 손수건을 꺼낼 사이도 없이
손으로 울음을 틀어막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손수건은 정갈한 예의,
어느 정도 슬픔이 진정된 다음에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이든 손수건이든, 슬픔은 모두
가슴에서 마른다는 점은 같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의 장면을 보면서
기쁨과 슬픔을 공감하면서도
당사자들처럼 그 감정을 이루 다 헤아리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끝까지 웃고 계시던 할머니를 뵈며
아픔과 반가움과 한이 모두 녹아든 깊숙한 슬픔을 느끼며,
나도 과연 저런 내공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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