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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아서

과거는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아서 과거를 자랑하지 마라. 옛날이야기밖에 가진 것이 없을 때 당신은 처량해진다. - 세익스피어 그때 그 시절의 단편들은 때로는 묻어두거나 혼자 음미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다 들춰내 햇빛을 쏘이면 오히려 흠이 되고 말 많음이 되고 부질없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연결되는 과거는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아서 앞으로 더욱 잘 나아가게 하는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붉은 꽃신 신고 날아와 섬돌 밑에 날게 접고 아른거린다 낮게 나면서 새색시 속치마 기웃거리는 저, 야릇한 웃음기 가을을 훔친다 메밀꽃이 지고 달빛 이슬에 박꽃이 서럽게 피어나고 이슬로 내리는 눈물이 슬픈 여인의 속살처럼 쓰적쓰적 흘러내리면 소슬한 바람 안고 청하는 잠이 곤고한 초가을 오후 꼭 이맘때 찾아오는 고추잠자리 한 무리 차르락 거리며 초록 단풍잎 물고 하늘을 나른다 - 박종영 님

배풍등

배풍등 ​ 배풍등 : 가지과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고 줄기는 3m정도로 자라고 밑부분만 겨울을 난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피고 열매는 장과로 둥글고 붉다. 배풍등(排風藤)이라는 이름은 풍(바람)을 막아주는 덩굴이란 뜻이다. 꽃말은 '참을 수 없어'이다. ​ 배풍등 배풍등 작은 흰 꽃에 이끌려 무심코 다가갔다가 푸른 넝쿨 사이로 빨간 열매를 보았다 보기엔 꽃보다 고와 보여도 독이 든 열매는 직박구리도 술 취한듯 소리 높여 노래 부르게 만든다는데 나도 저 붉은 열매 하나 따 먹으면 온갖 시름 다 잊고 노래 한 자락 부를 수 있을까 꽃보다 열매에 자꾸만 눈길이 가던 어느 가을날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자만심에 대하여

자만심에 대하여 자만심은 인간이 갖고 태어난 병이다. - 몽테뉴 자만심이 과거를 중시한다면, 자신감은 현재를 중시합니다. 예전의 나에 대한 평가가 현재도 그럴 수 있다는 나의 후한 평가가 착각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 자만심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를 꼽는다면 타인을 내 아래로 본다는 겁니다 남의 노력을 별것 아니라고 치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자만입니다. 자신감은 나를 긍정으로 데려가 능력을 높이는 반면 자만심은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을날

가을날 우리가 지난 봄과 여름에 땀과 노력을 버무려 놓은 결과는 만족만이 있기를 이 가을 쓸쓸한 바람은 언제나 우리의 등뒤에서 불고 우리의 얼굴에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따듯한 가을 햇살만이 비치기를 가을날 노모의 주름살같이 쪼글쪼글했던 우리의 마음은 기쁨으로 활짝 펴지고 안온만 있기를 …… 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전에 보다 더 존중하고 사랑하며 고마움과 행복을 느끼며 코스모스처럼 활짝 웃을 수 있기를 …… - 김용호 님

여우콩

여우콩 ​ 여우콩 : 콩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덩굴에는 밑을 향한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3개의 작은 잎으로 되어 있다. 꽃은 8~9월에 피고 황색으로 나비 모양이다. 여우콩 제비꼬리나비의 날갯짓 따라 풀숲으로 들어섰다가 우연히 눈에 띈 덤불 속 노란 여우콩 꽃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한사코 허공으로 덩굴 뻗어 자랑스레 꽃을 피웠다 산다는 건 이렇게 환한 꽃 한 송이 피우는 일이란 듯이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멸치

멸치 바싹 마른 멸치 똥을 떼어낸다 그 넓은 바다에서 누가 던진 그물에 걸렸기에 날 비린내를 끌어안고 꼼짝없이 이민 길에 올랐을까 그 어느 그물코에 꿰여 이곳까지 옮겨 머리도 창시도 다 버리고 끓는 냄비 속도 마다치 않고 잡것들과 섞여 온몸 흐무러지게 우려내지만 결국엔 버려지는 몸일 텐데 이끼 무성한 틈새라도 좋다 터를 잡아보려고 낮은 잡풀에도 몸을 낮춘 채 똥줄 타게 달렸다 허풍인 줄 알면서 은빛 비늘 부서져라 웃어줬다 믿기지 않지만 속아줬다 맨 프라이팬에 볶여 소주 안주가 되고서야 불빛도 없는 방에 들어 두 눈 부릅떠 팔딱이는 지느러미를 재운다 - 김미희, 시 '멸치' 작은 몸이 우려내는 국물이 어찌나 깊은지요. 뼈째 바친 몸이 어찌나 고소한지요.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흔적들이 바다의 맛을 품고 왔습..

계속 시도하는 사람들

계속 시도하는 사람들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중요한 것들은 희망이 없어 보이는 것을 계속 시도하는 사람들로부터 이뤄졌다. - 데일 카네기 일단 내가 좋아하는 일에 열중한다는 것이 열정을 뽑아냅니다. 그 열정에 부단한 노력과 끈기를 보탠다면 이루고자 하는 것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단기간이 아니라 오래도록 기다린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나무보다도 더 높은 집이 아니요 아침에 새소리에 같이 잠 깨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아이같은 순수함이 아니요 길을 가다 넘어진 아이를 덥석 껴안고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너무 많은 숫자를 헤아리다 손을 꼭 쥐고 자는 것이 아니요 자다 미소를 머금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너무 높이 멀리 바라봐 사람들이 항상 다니는 길을 헤매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하루가 끝난 저녁 서쪽하늘에 뜨는 작은 별을 함께 보고 노래하는 것입니다 - 백원순 님

풍선덩굴

풍선덩굴 ​ 풍선덩굴 : 남아메리카 원산의 무환자나무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선 월동이 되지않아 한해살이풀로 취급한다. 덩굴은 길이 3~4m로 뻗어가고 8~9월에 흰색의 꽃이 핀다. 열매가 풍선처럼 생겨 풍선덩굴이라 한다. 풍선덩굴​ 골목을 돌아서는데 손톱만 한 흰색의 꽃보다 먼저 초록 풍선처럼 부푼 열매가 내 눈길을 잡아끈다 담벼락을 타고 오른 풍선덩굴 열매를 보며 지금은 꽃보다 열매가 더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걸 단박에 깨닫는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