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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도

어떤 기도 다리미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준다. 앞판을 다리며 기운차게 세상의 바다로 나가 고래와 함께 춤을 추라고 염원한다. 등판을 다리며 파도를 즐기면서 열정과 패기를 사르라 응원한다. 와이셔츠의 생명이자 꽃이랄 수 있는 소매 끝과 깃을 다릴 때면 내 마음은 더 간절해진다. 소매 주름을 빳빳이 세우며 뜻을 품고 나아가되 새우나 정어리 같은 작은 것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라는 주문을 한다. 그러고 보면 내게 와이셔츠를 다리는 일은 어쩌면 기도인지도 모르겠다. - 전민, 수필 '어떤 기도' 중에서 사회 초년생 아들의 셔츠를 다리며 자식의 하루를 염려하고 기원을 담는 마음이 기도일 겁니다. 다려입고 나간 반듯한 셔츠처럼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마음의 공평함

마음의 공평함 자기에게 이로울 때만 남에게 친절하고 어질게 대하지 말라. 지혜로운 사람은 이해관계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어진 마음으로 대한다. 왜냐하면 어진 마음 자체가 나에게 따스한 체온이 되기 때문이다. - 파스칼 지위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같게 대하는 마음가짐도 나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공평한 행동이나 자세도 결국은 마음의 공평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흔들의자

흔들의자 그만 수고하고 앉아 쉬라고 동생이 흔들의자를 보내왔다. 마지막 출격 무사히 마치고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시작으로 한가하고 단순한 일상이 되었다. 밤을 이기고 또다시 살아 일어나 찬란한 햇빛 받는 하루하루 하늘이 보이는 창안에서 맞는 매일 아침은 늘 기적 같고 소중해 지난 세월 고통 속 울며 보던 산하 이제 편하게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추억에 흔들리며 감상한다. 주어진 운명 교향곡 폭풍 속에서 깊은 고민 없이 어울려 춤을 추며 끝까지 후회 없이 치열하게 살았지, 숱한 전투 후 얻은 승리와 패배는 또 다른 꿈을 펼칠 이유였을 뿐 파란만장 인생으로 가벼워진 육신 고통과 슬픔 때문에 정갈하고 다시 태어난 순수한 어린아이로 나머지 삶은 낮춰진 처신에서 가치를 넘어서 또 흔들어 본다. 버려진 추억 쪼가리 ..

금사매

금사매 ​ 망종화 : 물레나물과에 속하는 중국 원산의 떨기나무로 도시 화단에 많이 심는 꽃나무다. 모내기와 보리 베기를 하는 망종 무렵에 피어 망종화라 불리며, 노란 꽃술이 금실을 닮아 ‘금사매’라고도 불린다. ​ 금사매​ 초록 비단 위에 금실로 수를 놓은 매화를 닮아 금사매라고도 하고 망종 무렵에 피어 망종화라고도 한다네​ 사람들이 어찌 부르던 뭔 상관이랴 나 이렇게 곱게 피면 그 뿐인 것을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적반하장

적반하장(賊反荷杖) 적반하장(賊反荷杖) :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을 도리어 나무람을 이르는 말.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논리로 잘못을 전가하는 경우를 가끔 경험합니다. 뭐 저런 사람이 있나, 상식이 있기는 한가, 싶은 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어서 놀랍기만 합니다. 실수는 반성하고 사과할 때 타협이라는 말과 용서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짐했던 삶의 이정표

다짐했던 삶의 이정표 혼자서는 적적하겠기에 운 좋은 시절 아름다운 인연으로 선택한 그대, 오늘은 작정하고 반려자의 의무로 옆에 앉아 가쁜 숨결을 조심스럽게 듣는다. 수줍어 가녀린 심장의 소리로 들려주던 언약 처음의 그 날 밤엔 사랑의 의미를 모른 채, 부끄러운 마음으로 뒤늦은 시간을 반성한다. 사람이 누구를 그리워하는 것은 정이다. 진정한 일체의 의미로 유행을 따르지 않았고, 사계절의 소문에 휩쓸리지 않았으니 지켜주고 나누는 즐거움도 그대와 약속한 백년해로다. 아픈 시련과 눈물을 아끼면서 지루한 가난에서도 사랑의 깊이를 곱게 다스려 삶의 물음에 행복의 문을 열고 우뚝 서 있는 한 사람, 오늘에야 어지러운 인생의 남루를 벗으니 눈물이 난다. - 박종영 님

길들이기

길들이기 주인이 집으로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 반겨줘 너를 쓰다듬을 때는 웃으면서 머리를 대주고 간식을 들고 부르면 가서 안겨도 돼 빈손으로 부를 땐 가끔 가지 말고 불러도 못 들은 척 보아도 못 본 척하는 날도 있어야 해 주인이 기운 없이 앉아 있을 땐 손을 핥아주고 무릎에 올라가 눈을 맞춰줘 그러면 주인은 점점 길이 들어서 너를 찾게 될 거야 너만 찾게 될 거야 - 방주현, 동시 '길들이기' 길들이거나 길들여지거나 교감하며 나누는 일상입니다. 적당하고 합리적인 길들이기는 어느 곳이든 필요해 보입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길

건강을 유지하는 길 말을 삼가, 그 덕을 기르고 음식을 절제하여 몸을 보양한다. 이런 평범한 것이 실은 덕을 쌓고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다. - 근사록 늦은 무더위입니다. 덥고 습해서 힘든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을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철저히 위생수칙을 준수해야만 합니다. 일상의 거리는 두지만 여럿이 함께 가야 하는 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