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9 4

별밤 지기

별밤 지기마당 모깃불에구수한 감자 익어가는데팔베개하고 누워별을 헤아리는 남녘너의 별, 나의 별수놓은 별들의 고향별똥별 바라보며두 손 모은 기원이밤하늘 피어오르네때늦은 귀향객 맞으려자리 지키던 북극성은미루나무 꼭대기나침반으로 걸렸는데숨바꼭질하던 동무들어디쯤 오고 있을까뒷동산 이슬에 젖어옛 시절 찾는 반딧불이홀로 새벽 밝히네.- 정채균 님

꽃과 새 이야기

꽃과 새 이야기사석원(史奭源, SA Sukwon), 89cm X 71cm, 캔버스에 유화화가 사석원에게 있어 화두(話頭)는 ‘생명을 입어 꿈틀거리는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한 관심’이다.그에게 있어 ‘모든 것들’은 식물로부터 동물에 이르기까지 실존하고 있는 존재,신화로부터 우화에 이르기까지 가상 속에 거주하는 허구적 존재들을 모두 아우른다.옛 명언 중에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이 예술가의 눈이다’라고 말한 구절처럼사석원 작가의 눈은 본질을 파악하는 눈이고, 예술적인 직관이 담겨 있는 눈이다.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세부적이고 설명적인 면면은 완전히 생략되고 기본적인 것만남아있다.그는 가능한 한 붓자욱을 많이 남기지 않으려하고 또한 일필적(一筆跡)에많은 것을 담아 놓으려 하고 있다.그래서 그의 작품은 독특..

숙달된 얼굴은

숙달된 얼굴은웃는 일이 생길 때무표정하거나 뒤늦게 웃는 사람이 있다웃기는 사람보다 그 얼굴이 더 웃겨나도 모르게 웃음이 날 때가 있다낯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웃을 때그 얼굴을 잘 사용할 줄 몰라 더듬거리다얼굴도 웃음도 다 버릴 때가 있다숙달된 얼굴은 더듬거리지 않는다말이 꼬여도 웃어주고입모양을 수선하지 않아도 알아듣는 세상얼버무려도 잘 통하는 그 얼굴내가 꿈꾸는 하늘이며 얼굴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이규정, 시 '숙달된 얼굴은'숙달된 얼굴은 자주 본 사이라는 겁니다.친숙하게 지내는 관계라는 겁니다.말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알아듣는 사이,꾸미지 않아도 이해하는 자연스런 관계.만든 표정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편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