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1986

안개꽃

안개꽃 안개꽃 : 석죽과의 한해살이풀로 키는 30~45cm까지 자라고, 많은 가지가 갈라져 여름에서 가을까지 자잘한 흰꽃이 무리지어 핀다. 꽃잎은 5장으로 가운대가 오목하다. 화단용이나 꽃꽂이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 안개꽃 해 부신 날 양귀비 꽃구경 갔었지요 선홍빛 꽃잎 하늘거리며 바람 타는 양귀비꽃 뒤로 흰 안개꽃 하얗게 하얗게 피어 있었지요 문득 나도 안개꽃 같은 사람이 되어 그대의 부신 배경이 되고 싶었지요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복주머니란

복주머니란 복주머니란 : 난초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멸종위기 야생식물이다. 키는 30~40cm로 자라고 꽃은 5~6월에 핀다. 꽃은 원줄기 끝에 하나씩 달리고 난상피침형 꽃잎 아래 타원형의 주머니가 있다. 이러한 생김새 때문에 복주머니란, 개불알란으로도 불린다. ​ 복주머니란 세상을 등 지고 깊은 산속으로 숨어든 은자처럼 홀로 있어 더욱 아름다운 꽃​ 그 화려한 복 주머니 속엔 무엇이 담겼을까​ 호기심 많은 바람이 복 주머니 흔들 때마다 하늘엔 구름이 피어나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산벚 등고선

산벚 등고선 공중을 내려오는 호흡이 비릿하다 서둘러 소금단지를 지고 나온 햇살이 파닥거리는 그늘을 절인다 연신 푸른 꽁지를 흔드는 산벚 내다보는 바깥이 저며진다 나무가 밖으로 쿨럭. 봄을 토해놓으면 공기의 방향을 따라 휘는 파문 차가운 지도를 헤엄쳐 나온 등고선이다 부푼 한철로 살아본 것들이 가지는 물결 진 무늬 나부끼는 허공을 따라가면 오후가 바람을 층층 발라낸다 게으름은 길고 시절은 짧아 너와 나의 한때도 저렇게 순간, 미처 지우지 못한 아린 냄새가 마음의 수로를 거슬러 오른다 가슴 뜨거운 곳으로 기우는 추억과 가장 낮은 곳으로 허물어지는 봄 앙상한 뼈들을 숨기기 위해 쉴 새 없이 봄은 숨을 부풀리고 가지가 잘 헤엄칠 수 있도록 유리창은 말갛게 제 안을 닦는다 - 최연수, 시 ‘산벚 등고선’ 너와 나..

따뜻하게 친절하게

따뜻하게 친절하게 친절한 말은 마치 봄볕처럼 따사롭다. - 러시아 속담 길 찾기가 수월하다지만 어렵게 가는 길도 있습니다. 이럴 때 주저하다가 지나가는 분께 물으면, 귀찮은 내색 없이 길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일러준 길을 잘 찾아가는지 지켜보거나 뒤따라와서 다시 알려주는 분도 있습니다. 그분들의 모습과 태도는 상냥하고 부드럽고 친절하여서 마음이 따사로워집니다. 나도 저리 따뜻하게 친절하게 상대해줘야지, 생각하곤 합니다.

살구꽃

살구꽃 살구꽃 : 살구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괴일나무로 키는 5m에 달하고 나무 껍질은 붉은 빛이 돌며 어린 가지는 갈색을 띤 자주색이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흰색에 가까운 연한 붉은 색이다. 꽃잎은 5장으로 매화와 흡사하다. ​ 살구꽃 볕도 잘 들지 않는 좁은 골목이 살구꽃 피어 온통 환하다 화사한 꽃빛에 이끌려 나무에게로 다가서다가 화르르 지는 꽃잎에 놀라 걸음을 멈춘다 꽃가지 사이를 날며 꽃을 쪼던 직박구리 한 마리 인기척에 놀라 힐끗 나를 보곤 이내 날아가 버린다 살구꽃 피었다 지듯 가지 위에 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가듯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지나가는 봄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자기, 그리고 그대

자기, 그리고 그대 요사이 출근을 하면, 몇 년 전 내가 있었던 그 말석을 채워주는 고마운 후배들 얼굴이 보인다. 바쁜 일상 속 이따금은, 긴장된 모습으로 기웃기웃 눈치를 살피는 그들을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 고민하기도 한다. 자기? 아니면, 그대? 혼자서 연습이라도 해봐야겠다. 그대, 난 그대의 의견을 듣고 싶어. - 이종화, 수필 '자기, 그리고 그대' 중에서 “직장에서 쓰는 애칭은 가끔 로맨틱하기까지하다”는 작가의 말처럼, 딱딱한 직함보다는 친근한 애칭이 관계를 따뜻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상대를 희롱할 의도가 없는 호칭을 딱히 싫어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후배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은, 훗날 그들이 또 다른 후배를 챙기게 만드는 본보기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