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1986

도사물나무 꽃

도사물나무 꽃 도사물나무꽃 : 일본 원산의 조록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관상용 화목으로 심기도 하며 4~5월에 노란색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한국산 히어리와 닮아 꽃자루와 잎에 털의 유무로 구별할 수 있다. 히어리는 털이 없고 도사물나무는 꽃자루와 잎에 솜털이 나 있다. ​ 도사물나무 꽃 ​한차례 벚꽃잔지 끝난 뒤 신록이 꽃처럼 눈부신 봄날 옛집 뒤란에서 소리없이 피었다 지고 있는 도사물나무 꽃을 본다. 누가 본다고 피고 누가 보아주지 않는다고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누가 이름 부르지 않아도 묵묵히 꽃을 피우고 홀로 저물어가는 꽃을 보며 생각한다 부디 나의 생도 저 꽃처럼 의연하기를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집중한 우연

집중한 우연 우연은 항상 강력하다. 항상 낚싯바늘을 던져두어라. 전혀 기대하지 않는 곳에 물고기가 있을 것이다. - 오비드 우연이라고 하지만 우연으로 나타난 당연한 일지도 모릅니다. 작정한 기회가 있는가 하면 생각지도 않은 우연 같은 기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평소 그것을 위해 집중한 우연일 겁니다. 그러니 매 순간 소홀히 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물 위로 내려온 하늘 구름

물 위로 내려온 하늘 구름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은 촉촉이 젖어가는 감흥이 일어 하루가 이채롭다 그동안 생각이 여유롭지 못해 부스스한 마음의 벽에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는 우울함이 습기되어 흘러내리고 얼룩진 유리창을 닦아내는 투명한 빗물이 빚어낸 저토록 영롱한 풍경의 예술은 어느 날의 평범한 습관으로 오는 현상이다 그때마다 물 위로 빗방울이 떨어져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동그란 표면은 삶의 눈물처럼 번지는 생명의 길을 쳐다보는 것 분명 물 아래를 바라보는데 물 위에 구름과 하늘이 내려와 흔들린다 고개를 들지 않아도 푸른 하늘이 거기에 있으니 구름 위에 올라타는 신선이 되어 참 좋다 - 박종영 님

처녀치마

처녀치마 처녀치마 : 전국의 산지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10~30㎝이고, 잎은 6~20㎝이고 둥글게 퍼지며 윤기가 난다. 통꽃 하나가 처녀들의 미니스커트를 닮은 듯도 하고, 사방으로 퍼진 잎이 처녀의 치마와 흡사하여 처녀치마란 이름을 얻었다. 꽃은 연보라색으로 줄기 끝에서 3~10개 정도가 뭉쳐 달린다. 꽃샘 추위가 물러갈 즈음,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올라오며 봄을 알린다. ​ 처녀치마 천마산 올랐다 내려오는 길 옹달샘에서 목을 축이고 돌아서다가 아,나는 보았네 바위 절벽 위 함초롬히 피어 있던 처녀치마 너를 보려고 그 험한 산 허위허위 넘어왔구나 반가운 마음에 다가서다가 연자색 그 고운 빛에 홀릴까 두려워 차마 다가서지 못하고 바라만 보았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퍼즐 맞추기

퍼즐 맞추기 누가 먼저랄 것 없는 손깍지에 서운했던 스무 해가 접혔다 붉을 대로 붉은 칸나는 출가를 했고 만두를 빚던 앵무새는 적(籍)을 옮겼대 그래, 그랬구나 연꽃은 오늘도 진흙 속에 피었어 세모네모 분홍노랑 꽃, 꽃, 꽃들 모두 꽃의 유전자 발붙일 땅 어디서든 궁리대로 정 붙이며 사는구나 꼽을 손가락이 모자라 그리운 얼굴들 펄럭이던 웃음이 선명해진다 비었던 계절 하나가 완성되었다 - 유진, 시 '퍼즐 맞추기' 궁리대로 정 붙이며 사는 일상이지만 가끔 토라지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오래갈수록 마음은 더 허전합니다. 멀어졌던 사람과 다시 화해하고 정을 나누는 시간. 그것은 내가 먼저 손을 내밀 때 빨리 옵니다.

배꽃과 친구

배꽃과 친구 허허한 봄 밤 창가에 어른 거리는 하얀 꽃빛이 누구일까 헤이는 동안 쓸쓸한 웃음 띄우며 다가오는 너의 모습 또 내가 꿈을 꾸는가 보다 달빛보다 더 밝다고 나무 밑에 앉아 배꽃 향기에 취해 밤을 세우던 넌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불어오는 봄 바람에 꽃잎이 날리고 있다네 애틋하게 부르짓던 너의 사랑의 긴 사연은 배꽃 잎에 묻어 날리고 있는데 너는 이 봄 밤을 어느 배꽃밑에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가 먼먼 그리운 친구여! - 박동수 님

침을 허락하다

침을 허락하다 맞벌이에 시달리다 40 중반을 넘긴 줄 모르는 집사람과 나란히 팔다리에 침을 맞는다 하기야 바쁘게 앞만 바라보고 살아온 세월 승용차도 5천 킬로 넘으면 오일을 교환하고 사람도 마흔이 넘으면 철이 들지 않던가 이젠 내 몸에도 침을 꽂아 잠자고 있는 내 몸의 치유 능력을 깨우고 싶은 것이다 간호사가 집사람의 침을 빼는 것을 보고 슬쩍 발동하는 장난기 보세요 이 사람 찔러야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에요 내가 이런 사람과 20년을 넘게 살았다고 했더니 웃는 간호사 뒤로 여섯 번째 뺀 오른쪽 새끼발가락 사이에서 나오는 저 붉은 선혈 아! 그래 당신도 사람이었구나 애들도 남들의 두 배를 낳고 1인 3역을 해내던 강한 당신도 붉고 따뜻한 피를 소유한 사람이었구나 내 몸에 꽂힌 침을 몸으로 밀어내는..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고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고 남들보다 잘하려고 고민하지 말라.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고 애쓰는 게 중요하다. - 윌리엄 포크너 남들보다 잘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게 잘 나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부터, 내 단점부터 차분히 고치면서 가면 그것이 좋은 습관, 장점으로 나를 더욱 발전시켜 남들과 나란히, 혹은 앞서갈 수도 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보다 나를 먼저 다듬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