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생각(인용글) 1992

장미

장미 장미 : 장미과 장미속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이다. 서아시아 원산의 관목성 화목으로 북반구에 널리 분포하며 세계적으로 100여종 이상이 알려져 있다. 원예종은 현재 6~7천여 종이며 매년 300여종 이상의 새 품종이 개방되고 있다. 장미 ​늦은 밤 찬바람 매운 버스 정류장에서 장미꽃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을 보았다 가슴에 품은 장미보다 찬바람에 언 뺨이 더 붉은 여인은 버스가 멈출 때마다 한걸음 다가서다가 물러 서길 되풀이해도 기다리는 이는 좀처럼 오지 않고 꽃도 얼고 사람도 얼어 발을 동동 구를 즈음 이윽고 한 사내가 내리고 얼었던 여인의 얼굴이 장미꽃처럼 환하게 피어났다 장미꽃을 받아 든 사내의 팔짱을 끼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인의 발걸음이 사뿐했다. 나도 장미꽃 한 아름 안고 누군가를 기다..

아는 것과 알려고 하는 것

아는 것과 알려고 하는 것 하나의 단계를 거치면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든 단계를 거치고 나면 우리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것을 이해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일을 처리하고 살아가고 행동하고 움직이고 새로운 단계마다 새로운 요구사항을 완수해 나간다. - 임레 케르테스, 소설 '운명' 중에서 쉽게 이해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애쓰고 찾아보는 자세가 이해를 쉽게 돕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쉽게 아는 것과 부단한 열정으로 알려고 하는 것의 복합.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 아니겠습니까.

갯까치수염

갯까치수염 갯까치수염 : 앵초과의 두해살이풀로 주로 바닷가에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고 밑에서 가지를 치며 키는 10cm~40cm 정도로 큰다. 7~8월에 흰색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려 핀다. ​ 갯까치수염 한겨울 난대식물원에서 여름에 피는 갯까치수염을 본다 꽃 필 때도 모르는 철부지꽃이라고 혀를 끌끌 차다가 갯까치수염이 철 모르는 게 아니라 온실 안의 따뜻한 공기가 여름이라 착각하게 한 것은 아닌지 생각을 궁글리다가 삶의 겨울 들머리에 선 나를 돌아보며 생각한다​ 나로 하여금 철을 잊고 맘껏 꽃 피우게 할 햇살 같은 그런 사람 어디 없는가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통보 없이도 가버린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다가올 햇살과 빠른 걸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데상브르 거리 위에 서 있는 나는 두고 온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몇 번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거쳐온 버스 차창 밖으로 하얀 눈은 흩날리고 누군가의 좌석 밑 장갑 한 짝을 바라보며 버리고 온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잘 들어갔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 밤 모든 것을 알고도 조용히 덮어버리는 흰 눈 원래부터 따뜻한 장갑 속에 있던 것처럼 나는 하얀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성에 낀 창에 들어 있는 새벽 애써 물 주지 않아도 피어나는 한 송이 붉은 꽃 같은 첫 햇살 창을 열어도 도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김소희, 시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어제 든 햇살과 조금은 달랐습니..

소망

소망 문화운동을 포함한 사회운동을 하는 이들은 누구나 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이 창대하길’ 꿈꿉니다. 17년 전 작은 날갯짓으로 시작한 사색의향기의 문화나눔 운동이 자리를 잡고 사회적 공유가치를 만들어 내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발전하길 소망합니다. 아울러 문화나눔 세상을 꿈꾸는 사색의향기의 염원이 우리 사회를 더욱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문화나눔 세상의 일원이 되는 그날을 위하여 -중에서 새해는 행복한 일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한해의 끝자락에서 우리의 선상 (線上)에서 슬픔이 멈추기를 아픔이 멈추기를 불행이 멈추기를 허전함이 사라지기를 후회가 사라지기를 아쉬움이 사라지기를 우리의 미로 (迷路)에서 기쁨이 찾아오기를 치유가 찾아오기를 행복이 찾아오기를 남아있던 그리움이 멈추고 남아있던 기다림이 멈추고 우리가 소망했던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기를…… 한해의 끝자락에서 소망합니다. - 김용호 님

팔손이나무 꽃

팔손이나무 꽃 팔손이나무 :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관목. 꽃은 10∼11월에 흰색 꽃이 커다란 원추꽃차례로 달려 핀다. 키는 2∼3m까지 자라고, 수피는 회백색이며 몇 개씩 같이 자라고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며 긴 잎자루 끝에 달려서 가지 끝에 7~9갈래로 갈라진 잎이 가지 끝에 달린다. ​ 팔손이나무 꽃 꽃들이 문을 닫는 겨울 들머리 팔손이나무 홀로 꽃을 피웠다 사철 푸른 잎 펼쳐 하늘 우러르다가 뒤늦게 피어난 팔손이나무 꽃 찬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저 당당함이라니 어찌 눈 멀지 않고 사랑할 수 있으랴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온몸으로 밀어 올린 팔손이나무 꽃 겨울 하늘에 순백의 느낌표를 찍고 있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